하늘로 보내는 편지

여보~~

김순자 | 2011-11-22 16:45:28

조회수 : 6,986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교실에 아이들이 떠나간 오후라 볼이 시려울 정도로 춥네요.
당신은 지금 이 추운 날 어찌 지내고 있는지요?

당신이 좋아하며 즐겨 타고 다니던 지금의 내 애마 '그랜져 TG'가
6월달에 원주에 온 뒤로 아픈 수난을 여러 번 겪게 되었어요.
그 차를 타고 다닐 때마다 늘~~즐겁게 운전하며 좋아하던 당신의 모습을 느끼며
나도 언제나 행복한 마음으로 잘 타고 다녔는데.......

원주에 온 뒤 얼마 되지 않아 지난 번에 살던 우산동집 공사장을 피해
아파트로 들어 오다가 옆면에 벽면을 아주 힘차게 긁혀 정비공장에 갔었어요.
그런데 그 정비사가 하시는 말씀이 내가 심하게 긁은 그 부분이
먼저 한번 더 긁혔던 부분으로 손을 한번 본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럴리가 없다고.. 내 신랑이 차를 얼마나 곱게 탔는데 잘못 본거라고..
했는데 다른 정비사에서도 똑같이 얘기해 생각해 보니 차를 빼고 얼마 되지 않아
학교에서 그랬는지 당신 보험을 들어 주었던 보험회사 팀장님이 언젠가 했던 말이
생각나더라고요.
내가 속상해 할까봐 얘기하지 않고 정비사에서 일을 처리해준 적이 있었나 봐요.
그 생각을 하며 피식~웃었어요.
당신이 얼마나 아까워 하며 속상해 했을까? 생각하니
그런 당신의 모습이 많이 그리워지더라고요.
어쨋튼 정비사에서 몇일이 걸려 새차처럼 깨끗하게
부품들을 교환하고 도색도 하고 광택도 내서 별로 티나지 않게 수리해 줘서
잘 타고 다니다가 아들 결혼 하기 나흘전인 9월 말에 좌회전 신호 받고 나가다가
직진으로 오던 차와 또 부딪쳐 운전석 옆면이 크게 손상 되어 많이 놀랬었어요.

더우기 아들 결혼을 얼마 앞두고 발생한 사고라 걱정은 더없이 컸었지요.
하지만 직진해서 오던 차가 '음주운전'으로 낸 사고라 모든 차를 다 수리해 주고
결혼식 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게 해주어 결혼식도 잘끝내고 왔는데
어제 또 사고가 났답니다.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하기 위해 헬스장으로 가는 중에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며
서있는데 갑자기 '꽝' 하며 내차가 흔들리고 내 몸이 흔들려 나갔더니
뒤에 오던 차가 무엇인가 조작을 하다 내 차를 못보고 박은 것이라
모든 수리비를 내서 고쳐주겠다고 해서 오늘 아침 정비소에 차를 맡겼답니다.

벌써 원주로 내려와 세번씩이나 이 일이 일어나니
무언가 당신이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건지.....
아님 겉의 부품들을 결국엔 거의 다 새것으로 교환한 꼴이 되었으니
당신이 내 차를 새것으로 바꿔 주고 싶었던건지.....
이 일을 당하고 당신이 나에게 주려는 메시지가 뭘까?
하며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상대쪽 보험사 쪽에서 내 차량과 같은 종류의 차종으로 렌터를 해줘서
차가 나올 때까지 별 불편 없이 다니기는 하겠지만
믿는다면서도 이런일이 자주 생기면 무언가 불안해 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
자꾸 당신이 무슨 할 말이 있는지 생각하게 된답니다.

여보~~
오늘 밤 꿈 속에서라도 당신의 하곺은 말 들려 주세요.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였으면 좋겠어요.
여기 부서져서 고치고 저기 부셔져서 고쳐도 난 당신이 타고 다니며
손 때가 묻어 있고 당신의 냄새가 배어 있는 이 차가 좋아요.
그리고 앞으로 더 조심해서 차를 탈게요.
당신도 전보다 더 잘 챙겨 줘요.
볼에 느끼는 추위가 이젠 제법 겨울 답네요.
추운데 따뜻하게 잘지내고요.
또 봐요.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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