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보내는 편지

여보~~

김순자 | 2011-06-21 14:21:50

조회수 : 7,300

여보~~
아이들이 교과 시간이라 미술실에 간 짧은 시간을 틈타 잠시 들어왔습니다.
아들의 안산 원룸으로의 이사가 곧 있을거라면서 나에게 전화한 예쁜 예비 며느리에
전화를 받고 내가 해줘야할 일들을 여친이 다해주고 있는 고마움과 기쁨을
당신께 이야기 하고 싶어서 들어온 것이랍니다.

서울에서 안산으로 첫 출근을 한 아들이
오후에 전화를 했습니다.
출근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 엄마의 말대로 안산에서 원룸을 얻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출근과 퇴근이 힘들어서는 직장의 일이 즐거울것 같지가 않아
서울집이 정리될때까지와 결혼하기 전까지인 10월 3일까지 원룸을 얻으라고 했더니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며 부동산아주머니와 통화를 할 수 있게 해 주었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은 뒤 계약을 하기 위해 텔레뱅킹으로 돈을 보낼려고 하는데
또 전화가 왔습니다. 모든 계약금과 보증금을 아들을 뽑아준 직장 사장님께서
모두 지불하셨으니 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전화였습니다.

무척 감사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 했는데도 하시겠다고 하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답니다. 그만큼 아들을 잘보았다는 뜻 같아서 더 좋았답니다.
우리 아들이 취직하던날 사장님의 마인드가 너무 좋다고 하며 흡족해 하던
우리 아들을  보면서
 " 그 사장님도 엘리트교육을 받은 우리 아들 만난 것이 행운일거야"
했던 내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요. 모든 부모들이 고슴도치 사랑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난 아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아주 남달랐지요. 그 일로 당신과 딸에게 얼마나 많은 핍박을
받았었는지 당신도 느끼고 있지요?
그런 아들의 취직과 결혼이라 참 관심이 지대했는데 사장님께서 아들의 집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것을 보고 아들과 사장의 생각이 잘 맞아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하게 될거라는 믿음이 왔답니다.

당신의 인도하심이겠지요.

게다가 오늘은 예비며느리가 손수 서울집에 있는 정기짐과 살림도구를 꾸려
이삿짐센타를 부르고 오후 4시쯤 이사가서 정기가 퇴근해 오면 깨끗한 방에서
내일 출근을 준비한다고 하는 말을 듣고 우리 아들이 복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을 엄마인 내가 했어야 되는데 지방으로 내려와 출근하는 바람에
일을 챙겨 주지 못해 미안해 하면서 한편으로는 기특했으며 고마워했답니다.

32년전 당신과  내가 철원에서 통리와 영월로 발령나 당신의 침구를 우리 집에서
준비해 가져갔었는데 그 일로 서운해 하시며 핀잔을 하시던 시어머님의 생각도 떠올랐습니다.
정기가 결혼을 하게 되니
어렵고, 힘들었고,집 한칸 없이 마음아프게 울면서 결혼했던
지난 일들이 동시에 떠올라 한동안 할 말들을 잊어버렸답니다.
32년이나 지났는데도.....
또 당신은 이세상에 없는데도......
그렇게 말씀하시며 핀잔 주시던 어머님도 안계신데......
서럽던 기억들은 지워지지않고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지워질 때도 되었는데 말입니다.

난, 그런 기억을 아들에게도, 며느리에게도 주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할려고 합니다.

그날의 아픈 일들로 당신은 나에게 얼마나 미안해 했으며 마음 아파 했는지 알기 때문에
난 아들에게 당신 같은 아픔을 주지 않으려고...넘치는 사랑을 주려고 많이 애쓰고 있습니다.

10월 3일이 아들의 결혼날입니다.
처음엔 아들과 며느리가 엄마의 결혼기념일인 8월 15일에 하려고 했답니다.
같은 날 결혼해서 혼자인 엄마의 결혼 기념일을 같이 챙겨 주고 싶다면서요......
듣기만해고 고맙고 그생각이 기특했답니다.

하지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생각만으로도 나는 무척 행복했으니
너무 촉박하지 않은 여유있는 날을 잡고자 서로의 신앙에도 누를 끼치지 않는 공휴일인
10월 3일로 하자고 양가가 결정을 보았답니다.

당신과 나의 결혼식때 우여곡절 끝에 눈물로 받은 당신이 준 반지를
며느리에게 주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생각은 어떠신지요?
아픈 기억들이 많은 반지를 며느리에게 주는 것이 좋을지
그리고 31년간 내 손에서 빼보지 않았던 이 반지를 빼고 허전해 하지는 않을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 꿈 속에라도 꼭 나타나 어찌하면 좋을지 알려주길 바래요.
그리고 딱 한번 손에서 빼고 나한테 많은 서러움을 당해서 그 뒤로는
한번도 손에서 뺀적이 없던  당신이 끼던 반지는
딸의 남친인 사위에게 주려고 합니다.
그것도 언제든 나타나 알려 주길 바랍니다.

그것의 결정 외에는 그들 둘이 원하는데로,
물흐르듯 순조로운 방법으로 조급하지 않게 하나씩 준비하려고 합니다.

당신이 서 있어야할 자리엔 당신을 꼭 닮은 시동생인 벼리아범을 세우려고 합니다.
이미 동서에게 내생각을 비추긴 했는데 벼리아범의 생각이 어떤지는 다시 물어야 할것 같습니다.
아마도 흔쾌히 허락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없는 빈자리에 아들 정기가 일본에 갔을 때도 여러 가지 물심 양면으로
도와주었음을 보면서 당신이 없는 자리에 나름 책임을 다해보고 싶은 벼리아범의 마음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에 잘 진행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신도 많이 기쁘시겠지요?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당신께 들어와 여쭐테니 허락하시면
마음의 평안함을 주고 당신도 같은 생각임을 마음으로 읽게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여쭐게요.

오늘 이사하는 아들과 며느리를 잘 돌봐 주시고 깊이 칭찬과 격려 주세요.
다음에 또 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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