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2-13 22:05
할머니에게
 글쓴이 : 손녀
조회 : 7,422  
할머니
할머니
정말로 보고싶어요
매일 마음 속으로만 할머니한테 기도하고 이야기하고 했는데
오늘은 꼭 남기고 싶어서요
저는 사실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힘든 일이 너무너무 많았어요
그 때 마다 할머니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몰라요
무심한 가족들과 달리 할머니는 늘 안아주시고 꼭 제 편을 해주시고
겨울에 가면 할머니가 눈이 안보이셔서 늘 몸을 만져보고 옷이 얇으면 걱정하시던게 생각나요
걱정해주시는 할머니가 없어서 요즘엔 저도 모르게 옷을 참 얇게 입고 다녀요
하루에도 몇 통씩 오던 할머니 전화가 그때는 왜그렇게 귀찮았을까요?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이제는 받을 수도 없는데
한 통이라도 녹음이라도 해놓을걸 그랬네요
사진 한 장도 없이...
너무 보고싶고 목소리도 듣고싶은데
할머니 이제는 안아프죠?
할머니
할머니가 새가 되고싶다고 하셨잖아요 자유롭게 다니고 싶다고
새 말고요 다음에도 저희 할머니로 태어나주시면 안될까요?
죄송해요
할머니 너무 보고싶어요
매일매일 보고싶은데 저 혼자는 할머니 있는 곳 갈 방법이 없어서 자주 못가서 죄송해요
두 번 같이 찾아뵌 사람 할머니가 볼 땐 어떠세요?
저는 잘 믿고싶지가 않아요
제가 마음 다칠까 두려워요 할머니
사람들이 저를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를 미워하지말구요...
할머니 저 그래도 잘 버텼죠?
잘 자랐죠?
할머니 생각하면서 ... 그러고 있는데
몸이 이렇게 아픈 날에는 할머니 생각이 너무 많이 나요
할머니한테 가서 나쁜일 있었던 것도 다 말하고싶고
배가 아프다고 배 만져달라고도 하고싶고
꼭 안겨서 잠도 자고싶은데
할머니
몸도 많이 아프고 마음도 지치고 피곤해요
잘지낸다고만 말하고싶은데 어리광피워서 죄송해요...
거기는 안추우면 좋겠어요
납골당칸이 너무 차가워서 손을 비벼서 몇번이고 할머니한테 갖다댔는데...
그러면 조금이라도 따뜻할까봐서요
집에 가는 길에는 그 차가운 기운이 손에 남아서 꼭 쥐고 갔어요
다음에는 꼭 핫팩 가져가서 놔두려고요...
사랑해요 할머니
정말 보고싶어요
거기선 아프지마세요
하고싶은것도 많이 하시고요
맛난것도 많이 드셔야해요
또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