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2-01 00:25
아빠, 오늘 먹은 닭도리탕에 들어있는 감자가
 글쓴이 : 곽재연
조회 : 6,949  
아빠가 살아 있을때,

몇 숟갈 이나마 음식을 드실때 제가 으깨 드린 그 감자에요.

병원 한구석에서 둥글어 다니던걸

궂이 집으로 가져와 딤채에 넣어놓은건 왜 였는지..?

썩지도 않고 싹이나며 쭈글거려지던 그모습에 가슴이 빡빡하게 아파오면

냉장고 문을 세게 밀어닫고 급히 딴생각을 합니다.

아빠는 떠나고.. 하찮은 감자덩이들이 죽지않고 살아서 냉장고에서 싹을

틔워내는것이 기가막혀.. 아직 아빠가 드셨던 그것들이 상하지도 않은것 처럼

아물지 않은 가슴이.. 아직 생생한 목소리와 눈을 감으면

손에 느껴지는 온기와 아빠 살느낌에 기가막혀

버리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그대로 두었는데

오늘 늦은 점심에 그것들이 닭도리탕에 예쁘게 깎여서 들어 있습니다.

모서리를 치고 동글동글하게 깎여서.. 깨지지 않고 맛있게 익었습니다.

쳐다보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저것 모르시는 할머니가 고기보다 맛있다며 감자를 자꾸 드시는데

또 가슴이 뻑뻑하게 아프며 왠지 그 감자가 없어져 버린다는 생각에

서운합니다..?

이제 생명이 붙어있는 아빠의 흔적들이 모두 사라지면.. 그때는

아빠가 정말 떠났구나..하고 생각 하겠지요

냉장고에 아빠가 쓰던 가글을 통에서 비워내고 약정리를 하며

피묻은 주사기 바늘을 발견 했습니다..

아빠를 돌봐준 수많은 간호사 중에 누군가 실수를 했나봅니다.

혹시 나중에 과학이 발전되서 아빠를

다시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끔찍한 생각이라는 생각에 얼른 버렸습니다.


엄마는 매일 웁니다

이제는 올때가 됐는데...하는 맘이 얼른 지치기를 바랍니다.

그쪽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대접받고 계시지요?

수박파티.. 또 하셨나요, 그곳은 좋은곳이니 수박쯤으로 끝나지 않았겠죠?


날만든 아빠, 날 사랑하신 아빠, 내 몸과 마음의 일부가 아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서는 그리움을 견딜수가 없는 밤 입니다.

아버지가 늙으면 가련해서 그모습을 어떻게 보나.. 생각에 노인들만 보면

눈물이 났는데

이젠 노인들을 보면 다른 이유로 눈물이 납니다.


사랑해요, 안녕히 주무세요

재연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