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허空虛
하나 더 / 전홍구
떠나고 남은 자리를 파고드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허공에 소리 질러 보아도, 돌 던져 봐도
돌아오는 것은 공허뿐
햇볕 따가운 계곡
맑은 물속 송사리 때,
피라미 떼를 몰고 몰아
도회지 아스팔트길로 몰아가는 그때
꽁지가 빨갛게 탄 고추잠자리
날 살려라. 높게 날 때
계곡의 물소리는 조잘거리는데
하필이면 왜 그 시간에
계곡을 시끄럽게 후비는 까마귀 울음소리
까악 깍깍 까악 소리 자지러지게 섧게 울었을까
차라리,
쓰르라미 왕매미 소리가 들려주었으면 좋으련만
까마귀 울고 간 계곡은 온통 적막과 공허만이 맴돌아
떠나고 남은 빈자리는 더욱 커지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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