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3-15 08:22
아빠... 엄마가 아빠 방 정리한대요..
 글쓴이 : 박신애
조회 : 7,289  
아빠, 나에요
오늘 아침에 아빠 방 가서 예전에도 그랬고, 아까 가신 후에도 늘 그랬던 것처럼 방에 들어가서 아빠한테 회사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 구세군공보 뒷장으로 페이지 넘겨놓고, 나가려는데 엄마가 아빠 방 정리할거래요.

난 아빠가 없는거 알면서도, 아빠가 늘 지냈던 그 방에 아빠 있는것처럼 영정보면서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푸념도 늘어놓고 울기도 하고 떼쓰기도 하고 나 잘했지? 이러면서 칭찬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아빠 있는거 같고 해서 마음의 위안 얻었는데 엄마가, 돌아가신 분 방 남겨놓는거 아니라면서 치우겠대요. 내가 막 엄마한테 안된다고... 그러지말라고... 치우지말라고... 하면서 회사에 갔어요.

난 아직 충분히 아빠를 그리워하고 추모하고 생각하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떠나보내고 싶은데 왜 주변사람들은 아빠를 나에게서 다 앗아 가려는걸까요?
마음껏 울지도 못하고 회사 화장실에서만 끅끅거려야하는걸까?

그 방이 치워지면 난 당분간 더 더 더 더 더 슬프고 힘들 것 같아요
1,2년정도 그냥 두라고 하고 싶은데 ...
엄마는 나랑 달라서 그런가... 아빠 방 보면 더 아빠 생각나서 힘들어서 그런가...

요새 잘 지내는가싶다가도 어제 저녁에 아빠 생각나서 또 펑펑 울었는데
(생각해보니 나랑 언니랑은 아빠 발렌타인 초콜릿 매년 챙겨줬는데
아빠는 화이트데이때 저랑 언니 사탕 사주신 적은 없데요?!ㅎㅎ
그런데 화이트데이고 뭐고 그냥 어제는 아빠가 너무 그립더라고....)
엄마가 아빠 방 정리한다니까 또 많이 많이 심란하네..


아 그리고 어제 구세군에서 교회에서 찍은 아빠사진 정리해서 보내줬어요
장수가 많지는 않은데, 더 찾아서 주겠대요.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죠
아빠 교회에서 막 해맑게 찍힌 사진보니까, 아빠가 돌아가신게 아니라
그냥 어제도 교회가고 그냥 밖에서 재미있게 지내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새로운 사진 볼때마다 아껴서 봐야겠어요.
그래야 아빠 일상이 update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덜 슬플 것 같아요.

보고프다 우리아빠
난 신애랑 있으면 제일 신나 라고 해놓고는 왜 먼저 가버렸담...
나쁜 아빠
보고픈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