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7-08 09:01
목련꽃 같은 우리 어머니..
 글쓴이 : 이병민
조회 : 70,986  

지난 6월 15일 저녁.. 수원에서의 학회를 끝내고... 서울로 오시는 다른 지인의 차를 얻어타고, 마냥 달려올때까지만.. 해도..아무 일도 없는 주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집사람으로부터 온 한통의 전화를 통해, 모든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당신께서 쓰러지셨으며, 뇌졸증이고, 의식이 없으신 것 같다는..이야기..

 

 그저 활자로 옮겨놓으면, 간단한 한 줄의 표현이.. 그리도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지.. 드디어 올것이 온건가...하는 느낌.. 우리나라 모든 부모님이 그러하시듯..젊어서.. 아버님과 무던히도.. 고생을 하시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오신.. 당신의 의식불명.. 소식은.. 평소에도 무덤덤한 나에게도 그리 충격이었습니다.

 

 당신은 늘 글 쓰기를 좋아하셨죠..라디오 방송 사연 읽어주는 코너에서.. 늘 당신의 사연이 소개되면, 좋아하시며, 거기에 상품까지 받아 오는 것을 그리도 좋아하셨던 것, 기억나시죠?.. 가슴에 품은 이야기가 많아서였을까.. 몇달전에는.. 손수 직접 일일이 볼펜으로 꾹꾹 눌러쓰신.. 100매가 넘는 원고를 가져오셔서는..저에게 책으로 만들어달라 하셨죠. 아직 살날이 많이 남았는데, 왜 그러시냐고.. 퉁명스럽게 이야기하던 저..아... 왜.. 그때.. 좀더 시간을 내지 못했을까.. 후회가 됩니다..

 

아들 셋이 있었지만.. 나를 빼고는.. 두 아들을 사고로 잃고.. 그러면서도.. 한때는.. 저와 동생의 성공에 그렇게 기뻐하셨던 어머니. 동네에 잔치를 베풀기까지 하셨던 그때 기억하시죠?.. 그리도 좋아하셨던.. 어머니, 아닌척 하셨지만..당신은 우리네 전형적인 어머님이셨습니다.

 

 그러던 분이.. 중환자실 침대에.. 아무 의식없이.. 15일동안 누워계시다가, 하늘로 떠나신 지금 믿기지 않습니다. 중환자실 침대에서, 며칠사이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다리를 내밀고 누워계셨던 모습. 안타깝고 슬펐는데, 이제는 그러한 모습마저 뵐수 없으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늘 툴툴거리고.. 왜 기쁨이 없고.. 아프다.. 불평만 하시냐고.. 다그치던 불효자식인 저는 이렇게 늦은 사모곡을 부릅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늙으막에. 그래도 돈걱정없이.. 편안히 사신다 했더니.. 투석에.. 결핵에.. 천식에.. 아픈 무릎에..온 몸이 아파서.. 잠을 못이루고.. 하나님께.. 어서 빨리 데려가달라 기도하시는 어머니를 뵈면서.. 무엇이 주님 뜻일까.. 고민했었는데, 막상 천국으로 보내드리고 보니,  인간으로서의 아들은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네요..

 

 5년전인가.. 대장암 말기로 초기 진단이 나와서.. 30cm 정도의 대장 절제술을 받고도.. 결국은 암이 아니었다는 기적으로 몇년을 더 허락하신 주님의 뜻에 따라.. 조금은 더 편하셨던 것인지..아니면.. 더 고통이셨는지.. 천국의 복음을 확실히 받아들이신 것인지.. 누워계신 어머님의 귀에 대고. 기도를 하며, 불효자식은.. 그렇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박목월님의 시에 곡을 붙인..가곡 '4월의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셨던.. 영원한. 문학소녀.. 우리 어머님.. 깨어나.. 한번이라도.. 사랑한다는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가셨더라면.. 좋았으련만..

지금은 빈 방.. 어머님의 사진만 덩그라니.. 남았습니다.. 꿈에서라도 뵐 수 있으면, 인사드릴텐데..

 

 목련꽃 같은.. 우리 어머니...사랑합니다.. 부디 편히 하늘에서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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