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4-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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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순자
조회 : 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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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모두 하교하고 따스한 봄바람을 맡고 싶어 창을 열었더니
창 밖에 노오란 개나리가 만개하여 봄을 뽐내기나 하듯 산들 부는 봄바람에 가지를 일렁입니다.
물끄러미 산뜻한 봄 냄새를 맡으며 이맘 때 쯤이면 서울 한신아파트 뒷동산에
꽃몽우리를 틔우고 진한 향내를 머금으며 우리를 기다리던 아카시아꽃의 향을
당신과 함께 맡으며 산길을 거닐던 생각이 납니다.
뒷동산도 얼마 오르지 못하고 다리가 아프다고 천천히 쉬어서 올라가면
어디에서 만들어 왔는지 매끈한 나뭇가지에 손에 가시라도 묻을까봐
일일이 손질해서 지팡이를 만들어 내 손에 쥐어 주며 힘든 산길 잘 오를 수 있도록
때로는 손을 잡아 주기도 하던 당신의 포근하고 신선한 미소가
개나리 사이로 아른 거립니다.
참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삶다운 삶을 사는 것인지.....
엊그제 토요일이었습니다.
친구 아들의 결혼식을 보기 위해 결혼식장에 가서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들을 만나고
너스레를 떨며 식장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는 신랑의 기지를 보고
축하하며 한참을 웃고 서울 친구들과 춘천에 올라가 저녁을 닭갈비를 먹고
서울 친구는 지하철로 서울로 올라 가고 우린 친구의 자가용으로
다시 원주로 내려 왔는데 슬픈 전화를 받았답니다.
친구의 아들이 직장에서 사고로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날 보고 서울에 있는 친구들과 원주에 있는 친구들에게 알려 주라는 전화를 받고
한참을 어이 없이 멍하니 있었답니다.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데.....
남편을 잃고도 이렇게 오랜 시간 잊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생각하며 힘들게 사는데....
그 친구의 찢어질 듯한 마음을 생각하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해야 하는건지.....
자꾸 우울한 마음이 들어 친구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사우나로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그냥 둘이 쓸쓸히 돌아 섰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카톡을 보냈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아 줘서 고맙다고 말입니다.
오토바이 타고 다닐 때도 언제나 조심하라고 일렀습니다.
우리 아들도 당신을 닮아서인지 오토바이도 엄청 좋아하고 차도 너무 좋아해서
이번에도 내가 먼저 아들 기분 좋으라고 오토바이를 사주었는데
오늘은 은근 걱정이 되었습니다.
인명은 재천이라는데....
내가 어찌 한다고 되겠는지요.
당신의 죽음도 난 막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모든걸 맡기기는 하지만 이런 일이 생기면 살아야할 희망이 없어지고 마니
그게 제일 큰 어려움이 아닐런지요.
여보~~
항상우리 아들과 딸 그리고 딸린 식구들 모두 지켜 주세요.
당신의 보살핌을 한없이 기다립니다.
지금까지 지켜준 것처럼 앞으로도 잘 지켜 주고
아들이 오토바이를 신나게 타고 다닐 때에도 당신이 그곳에 늘 함께
타고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피할 길도 주기 바랍니다.
오늘도 천국에서 행복하게 그분과 함께 우릴 다스리고 게실 당신!
당신이 있어 늘~~편안합니다.
직원 종례전 잠시 짬을 내서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당신과 나의 아들을 꼭 지켜 달라는 마음을 담아
2012년 4월 16일 월요일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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