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2-12 15:46
여보~~
 글쓴이 : 김순자
조회 : 6,728  
2011년도 이제 마지막 달력을 남겨 놓았습니다.

당신을 2008년 9월에 보내고 네번째의 마지막 12월을 맞이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을 잊어본 적은 없지만 이제 아팠던 마음들이 4년을 맞이하게 되니

조금씩 치유 되며 지금은 많이 회복 되어 살아 있음이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사람은 살게 되어 있다'

라는 말이 나를 보면서 실감하는 중입니다.



처음엔 단 하루도 살아야할 희망도 없이 모든 것이 암담하기만 했고

암훌하기만 했으며 모든 사람들을 보며 나만 불행한 듯 힘들었었는데.......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이라는 말처럼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니 정말 언제 힘들었었냐는 듯이

이렇게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며 아픔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정말 '세월이 약'인가 봅니다.



11월은 이사하며 '집들이' 하느라고 바쁘게 지났고

12월은 딸 두미의 결혼 준비하며 바쁘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12월 3일은 딸 의 '스튜디오'에서의 웨딩촬영이 있어 4일에 서울에 올라갔다 왔고

엊그제는 딸과 사위의 결혼 예물을 맞추느라고 서울에 올라갔다 왔고

12월 17일엔 순서가 바뀌긴 했지만 딸의 시댁이랑 '상견례'를 하러 올라 갑니다.



이번 상견례는 당신을 대신해 세민이아빠가 저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딸이 어렸을 때부터 많이 챙겨 주고 누구보다도 예뻐해 주며 지금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말친구가 되어 주고 이야기 상대가 되어 주어 아빠 없는 빈자리를

든든하게 잘 채워 주고 있는 막내 이모부를 상견례에 참석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딸과 사위가 말해서 그렇게 하도록 결정을 하였답니다.



장남인 아들 결혼식에는 작은아빠가 든든하게 옆에 있어 주어서 당신의 자리를

당신 만큼이야는  아니었겠지만 든든하게 지켜 주었고

딸의 결혼식엔 아들 뿐이라서 손잡고 식장에 들어갈 일이 없는 이모부에게

아빠의 자리를 맡기고 싶어하는 딸의 생각을 따라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당신 없는 빈자리를 채워 주려고 많은 신경을 써 주시고 계셔서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아들 결혼식에는 내 결혼 예물이었던 반지를 며느리에게 아주 세련되게

셋팅해서 반지와 목걸이 귀걸이를 해 주어서 이제 나에겐 결혼때 받은

예물이 아무것도 없답니다. 하지만 하나도 서운하지 않고 그저 뿌듯할 뿐입니다.



어제는 당신이 28년간을 끼고 있던 결혼반지를 사위의 반지로 만들어 주고

내가 가지고 있던 금부치들을 모두 팔아 딸의 쌍가락지와 내가 물려 주고 싶은

예물들을 시댁과 관계없이 딸에게 해주고 오니 나는 아무것도 없지만

내 마음은 기쁨과 행복이 풍선만큼 커다라졌습니다.

모든 것을 마치고 둘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내 차에 올라 운전대를 잡고 원주로

내려오니 오는 내내 행복한 미소가 떠나가지 않았답니다.



차를 타고 내려 오는 중에 딸아이의 전화를 받았더니

내 차 조수석에 엄마께 드리는 편지가 있다며 집에 도착해 읽어 보라고 해서

집에 들어 오자마자 읽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답니다.



 '고맙다는 얘기, 엄마가 외할아버지 할머니께 했던 그 효도를 자기가 그대로 해드리겠다는 얘기,

  오빠가 엄마를 모시지 않으면 꼭 자기가 모시겠다는 얘기, 그리고 요사이 결혼 준비하면서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는 얘기, 결혼 하기 전에 엄마 이모들과 여행 꼭 보내드리겠다는 얘기'

한귀절 한귀절을 읽을 때마다 희망과 기쁨과 즐거움이 샘솟는 얘기들로 꽉 차있어서

당신 보내고 달라진 내 생활 중에 한가지를 더 추가 시킨다면 그것은 냉냉했었던 딸과의

사이가 3년동안 너무 달라져서 이제는 너무 따듯한 사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나에게 해줄 것이 있으면 더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는 것은 이제 딸이

엄마의 마음을 읽고 그대로 잘 따르며 같이 즐거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보~~

당신이 그렇게 지켜 준 것이지요?

나 뿐만 아니라 나를 알고 있는 친구들도 하나같이 당신이 옆에서 돕고 있다는 것을

본인들도 느끼게 된다며 지금의 내 생활들을 많이 격려해 주며 용기를 주고 있답니다.

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이제 남은 12월은 우리 반 아이들의 성적처리로 바뻐질것 같답니다.

또 서울과 원주에서의 송년 모임으로 많이 바빠질거예요.

내가 어디에 있든지 늘~~나와 함께 하고 있는 당신!

남은 2011년 토끼의 해(당신의 해였는데...) 마지막까지 지켜주고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샬롬.